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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증막터뷰

<여우뎐> 소프라노 이영숙, "천년의 사랑을 오페라로 노래하다"

클래식은 어렵다.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연예인 능가하는 외모와 실력, 끼까지 갖춘 소프라노 이영숙이 클래식에 대한 선입견을 바꾸고 있다. 관객에게 감동과 공감의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어렵다던 클래식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마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녀의 무대 매너는 세련되고 트렌드하다. 자신의 강점을 잘 알고, 하고자 하는 음악을 한다. 그녀가 새롭게 도전한 작품은 창작 오페라 <여우뎐>이다. 천년 구미호 '연우' 역할을 맡아 위태로운 사랑을 다룬 <여우뎐>을 통해 이영숙은 파워플한 목소리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노래했다. 이영숙과 인터뷰를 통해 성악의 세계를 알아봤다.

소프라노 이영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리마돈나(Prima donna, 오페라의 배역 명칭으로 주인공)다. 그는 앞서 오페라 <카르멘>과 <라보엠>, <코지 판 투테>, <마술피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등의 무대에 올랐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특별 축하 공연을 가졌다. 이영숙의 평창 무대는 남북 화해를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영숙의 무대는 화려함을 넘어 따뜻하고 파워풀 한 목소리가 듣는 이로 하여금 감동과 공감을 느끼게 한다. 자기만의 세상을 노래한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넓은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며, 관객을 달래고 위로해 주는 힐링의 역할을 한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통해 고향과 같은 푸근함을 전달 해주는 소프라노 이영숙의 음악 세계를 알아봤다. 창작 오페라 <여우던> 출연을 앞두고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소프라노 이영숙이 창작오페라 <여우뎐>의 주인공을 맡게 되면서 음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음악은 장르를 초월한다. 전통적인 오페라를 해 오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콜라보 레이션(Collaboration, 협업)에 대해 생각을 했다. 창작 오페라 <여우던>이 바로 그런 작품이다. 오페라의 기존 틀을 깬 창작 오페라라는 점에서 출연 제의에 쉽게 결정했다. 2년 전 국립 극장 해오름에서 <미호뎐>으로 공연됐던 작품이다. 한국오페라70주년기념‘2018 제 9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참가 작품이다. 한국 고전 이야기 중 하나인 '구미호 이야기'를 모티브로 천년구미호의 위태로운 사랑을 담아냈다.

-창작 오페라은 전통 오페라와 다르다. <여우뎐>을 통해 이영숙 만의 매력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는 포인트가 있나.

▲구미호 설화를 모티브로 한 <여우뎐>은 탄탄한 구성과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다. 오페라는 서양의 음악이다. 이것을 한국적 스타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람이 되기 위해 천년을 기다린 여우 부부의 엇갈린 운명을 한국적 ‘한(恨)’을 서양의 오페라라는 음악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오페라'라는 장르를 통해 표현한다는 게 너무 즐거운 작업이다. 포인트라면 아마 오페라로 한을 노래하는 것일 것이다.


-노래와 함께 뛰어난 연기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음악 팬은 물론 본인도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클 것 같다.

▲오페라는 종합 예술이다. 단순한 음악극이 아니다. <여우뎐>은 천년이라는 시공(時空)을 노래와 연기로 표현하고 있다. 연기자는 아니지만 관객들에게 나의 노래와 연기를 보고 공감하고 감동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섬세한 연기를 통해 표정과 동작, 생생한 감정 표현을 노래하고 있다. 관객이 공감하고 힐링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소프라노 이영숙은 어떤 음악인인가.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음악인은 많다. 소프라노 이영숙은 이영숙이다. 나는 나만의 음악을 하고 있다. 누구와 비교되고 싶지 않다. <여우뎐>은 소프라노 이영숙 만의 새로운 음악 세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의 한계를 안다. 그것을 정확히 알고 관리하여 풍성한 양감과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할 수 있게 됐다. 매 작품마다 팔색조 처럼 변화하고, 노력하는 소프라노이고 싶다.


-여행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는 말이 있다. <여우뎐>공연을 앞두고 미국에 공연을 다녀온 왔다. 

▲여행은 삶의 힐링이다. 음악은 사람들의 삶과 무관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더 많은 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접한다. 바쁜 일상에 지쳤던 나의 일상도, 음악에도 여행은 새로운 영감을 준다. 이번 미국에 행사 연주를 다녀오면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여우뎐>에서 만나는 이영숙의 새로운 모습도 여행을 통해 얻어진 영감이라고 보면 된다.

개인적으로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도 좋지만, 음악하는 동료들과 함께 하는 해외 공연이 즐겁다. 서로에게 감춰졌던 상대로부터 음악적 공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좀 더 나이가 들면 혼자서 하는 여행도 해보고 싶다. 자유롭고 평화로운 여행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다. 이를 통해 새로운 소프라노 이영숙을 발견하고 싶고 싶다.


-클래식은 일반 대중에겐 어려운 장르다. 연예인을 능가하는 외모와 실력, 그리고 끼를 갖추고 잇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영숙은 관객과 소통하며 음악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성악가이다. 이영숙 노래를 듣는 관객에게는 힐링·사랑, 그리고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천상의 음악을 하는 것이 내가 노래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나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음악가이고 싶다. 성악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을 하고 있다. 성악에서 예능까지 모든 예술 세계를 섭력한 예술가를 꿈꾸고 있다.

-성악을 하게 된 동기는.

▲초등학교 때부터 남들 앞에 서는 걸 좋아했다. 자연스럽게 KBS <누가누가 잘하나><홍난파콩클>등에 입상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외도 하지 않고 한 길로 걸어왔다. 성악의 길을 선택한 것에 후회 없다.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간 활동영역을 소개해 달라.

▲초·중·고·대는 한국에서 졸업했다. 이태리에서 유학했다.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페스카라 벨칸토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에 귀국하여 오페라·콘서트를 비롯해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통해 대중들과 만났다. 오페라<카르멘>, <라보엠>, <코지 판 투테>, <마술피리>,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호프만의 이야기>, <마님이된 하녀>,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 <피가로의 결혼> 등과 창작오페라<결혼>, <구레네 시몬>, <미호뎐>등의 오페라에 주역을 맡았다. 또한 구노 <장엄미사>, 모차르트 <대관식 미사>, 헨델 <메시아>, 베르디 <레퀴엠>, 포레 <레퀴엠>, 생상 <크리스마스 오라토리오> 등의 무대에서 독창자로 활약했다. 이밖에 조인트 리사이틀과 독창회 등을 가졌다. SBS<컬쳐클럽>, <문화가중계>, MBC<아름다운인생>, KBS<열린음악회>, , <누가누가 잘하나> 등에 출연했다.

-성악은 쉽지 않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리마돈나로 우뚝 서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성악은 목소리가 악기이다. 다른 음악 장르보다 그날의 컨디션이 무대에서 많이 작용한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무대에 서기 위해 몸 관리를 비롯해 정신과 육체를 동시에 컨트롤을 해야 한다.


-개인 목표와 꿈이 있다면.

▲어려서부터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내 이름을 내 건 세계 최고의 음악홀을 만들고 싶다

미국의 카네기홀처럼 모든 음악가들이 꼭 서고 싶은 무대, 관객들이 꼭 가보고 싶은 연주홀을 만들고 싶다. 연주가에는 천상의 무대를, 신인들에게는 꿈이 이루어지는 그런 연주홀을 죽기 전에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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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인터뷰는 한국증권신문 (http://www.ksdaily.co.kr/)를 통해 기고했다.

http://www.ks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66414